새해 인사를 주고 받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월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추위가 가시는 것은 반갑지만, 학생들은 며칠 남지 않은 방학에 심란한 시기이기도 하죠. 만렙도 못 찍었고 랭크는 심해로 가라앉았는데 벌써 개학이라니… 믿기지 않겠지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우선 밀린 숙제부터 시작하시길.

과연 새학기에는 어떤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까요? 새로운 만남과 배움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론 걱정스럽기 마련. 그런 여러분을 위해 꿈과 희망이 가득한 게임 속 학교 다섯 곳을 소개합니다. 전국 어디에서건 PC 앞에 앉아 마우스만 눌러주면 입학 완료. 단, 아무리 열심히 등교해도 학력은 인정되지 않는답니다.

이 풍진 세상을 견디기 위해선 국영수 성적보다 강철같은 ‘멘탈’이 중요하죠. 공포게임 ‘화이트데이’의 무대 연두고등학교는 학생들이 결코 위축되지 않도록 강인한 담력을 길러줍니다. 풍수의 기운이 뒤틀린 부지에 옛 병원을 증축한 학교라 오만 잡귀가 들끓거든요. 홀로 야간자습을 하더라도 절대 외롭지 않고, 한 여름에도 등골이 서늘한 자연 냉방은 덤! 수위 아저씨는 또 어찌나 애정이 넘치는지, 사랑의 매질을 당하다 정말 죽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만사 대화로 해결되면 좋겠지만, 살다 보면 험한 일도 겪고 주먹이 앞서는 순간도 옵니다. 학창시절에 몸을 단련하고 강한 친구를 사귀고 싶다면 대전격투게임 ‘사립 저스티스 학원’에 등장하는 저스티스 학원이 제격이죠. 교장부터가 닌자 출신에다 점잖아 보이는 국어선생님도 장풍 정도는 가볍게 쏩니다. 학생회장이 사람들을 세뇌해서 부하로 부리고 암흑생도회라는 이상한 조직이 조금 거슬리긴 합니다만, 어느 학교나 이정도 흠은 있는 법이니까요.

삶의 목표만 명확하다면 특성화고교에서 남들보다 먼저 경험을 쌓는 것도 좋겠죠. ‘섬란 카쿠라’의 국립한조학원은 전문적으로 닌자를 육성하는 교육기관입니다. 설마 “류승룡 기모찌!!”의 그분이 설립한 학교인가요? 어쨌든 인술만 제대로 익혀두면 졸업 후 정부기관에 소속되거나 거대 기업의 수주를 받기도 하는 등 나름 전도유망한 학과죠. 주 업무가 요마를 퇴치하고 탈주자를 뒤쫓는 등 위험천만하긴 하지만… 뭐, 닌자가 원래 다 그런거잖아요.

근 몇 년간 지속된 출산율 저하로 많은 학교가 학생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런 곳은 교우 관계가 좁아지는데다 언제 폐교될지 몰라 학부모들도 꺼리는데요. SRPG ‘메타녀’의 부립 메타토폴로지 대학부속여자고교라면 걱정 끝, 행복 시작이죠. 산과 강이 있을 정도로 광활한 교내에 10만이 넘는 학생들이 생활하고 있거든요. 학교의 패권을 놓고 동아리간 권모술수가 난무하고 전쟁까지 불사하는지라, 알아서 인생 공부가 되는 참된 배움터입니다.

만약 스스로가 너무 비범해서 평범한 이들과 섞이기 싫다면 영재학교를 추천합니다. 어드벤처게임 ‘단간론파’ 속 사립 키보가미네 학원은 각 분야에서 정점의 재능을 지닌 이른바 ‘초고교급’ 학생들의 요람인데요. 전국민의 사랑을 받는 초고교급 아이돌부터 무패를 자랑하는 초교고급 격투가, 일본에서 가장 흉악하다는 초고교급 폭주족까지 온갖 인재가 모여있죠. 아, 교칙이 조금 엄해서 위반 시 공개 처형을 당한다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