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스팀 게임이 출시 4일 만에 판매 중지 조치됐는데, 무려 게임에 ‘트로이의 목마’ 멀웨어를 넣었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지난 6일 스팀에 ‘파이럿파이(PirateFi)’라는 타이틀명의 무료게임이 출시됐다. 시뮬레이션게임으로, 제목에 걸맞게 해적이 될 수 있지만, 그보다 중심이 된 콘텐츠는 섬에서 집을 짓는 것이다. 전반적인 평가는 ‘매우 긍정적’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9일, 일부 플레이어는 스팀 커뮤니티를 통해 이상현상을 제보했다. 바로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이 게임 프로그램 일부를 ‘트로이의 목마’ 바이러스로 인식한 것이다. 해당 커뮤니티 글은 잠시 후 삭제됐지만, 이는 사실로 밝혀졌다.

10일 파이럿파이는 스팀에서 갑작스럽게 퇴출됐다. 이유는 실제로 프로그램 내부에 멀웨어 소프트웨어가 포함됐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자신이 스팀으로부터 ‘멀웨어가 포함된 파이럿파이를 다운로드했고, PC를 점검하라’는 경고 메시지가 왔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유저는 해당 바이러스가 최신형으로, 9일이 되어서야 검사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파이럿파이가 의도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멀웨어를 심기 위해 개발된 게임이라는 정황증거들이 조금씩 포착됐다. 특히 게임에 사용된 에셋과 내용이 모두 현재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판매 중인 '이지 서바이벌 RPG V5' 에셋과 동일했다. 스크린샷과 플레이 영상 역시 해당 에셋을 그대로 가져왔다. 또한 트로이 목마가 발견됐다는 스팀 커뮤니티 글 작성자를 차단했다는 의견도 나와 다분히 의도적이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만약 위 사건으로 피해를 받은 경우, 책임소재는 누구에게 있을까? 스팀 이용자 약관 7조 B항에 따르면, 밸브 및 스팀 서비스 제공자는 콘텐츠 및 서비스 사용으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손실 또는 피해(컴퓨터 오류 또는 오작동 포함)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지 않는다. 또한 7조 C항에 의거하면 밸브는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이고 오류 없는, 바이러스 없는, 안전한 운영 및 접근을 보장하지 않는다. 즉 유저 스스로 조심하고 주의해야 한다.

스팀에는 매일 수 백개의 신작이 쏟아진다. 다수의 문제작들은 스팀 스토어 페이지에 올라오는 복잡한 과정에서 걸러지지만, 간혹 파이럿파이와 같은 최신 멀웨어를 탑재한 타이틀이 또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 특히 무료 저품질 타이틀이 쏟아지는 현 상황에서 유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