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 메인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연금술은 게이머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소재다. 다만 대부분의 게임에서 연금술은 아이템을 제작하는 부가적인 요소에 그쳤기에,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했다. 그러던 중 1997년 일본 개발사 거스트(Gust)에서 개발한 ‘마리의 아틀리에’는 이러한 틀을 깨고 연금술을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RPG라는 점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에 힘입어 꾸준히 후속작이 출시되었으며, 특히 2019년 출시된 라이자의 아틀리에는 연금술을 활용한 게임성과 매력적인 캐릭터가 호평 받으며 인기작 반열에 입성했다.
이로 인해 오는 3월 21일 출시되는 시리즈 최신작 ‘유미아의 아틀리에 ~추억의 연금술사와 창환의 땅~(이하 유미아의 아틀리에)’에도 자연스레 관심이 몰렸다.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과 달리 ‘개척’을 주요 키워드로 내세웠을 뿐 아니라, 시리즈 최초 20대 주인공이 등장한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게임메카는 개발사로부터 10시간 분량의 프리뷰 빌드를 제공받아 출시 전 미리 게임을 체험할 수 있었는데, 직접 해본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세계관에 맞서는 연금술사의 고뇌와 성장기를 그리는 한편, 드넓은 맵을 탐색하는 재미를 극대화시킨 작품이었다.
연금술이 금기인 세상, 그 곳을 살아가는 연금술사 소녀의 이야기
이번 작품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이전과 달리 연금술이 금기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연금술을 금지된 것은 아니었으나, 과거 연금술로 발생한 사고가 많은 인명 피해를 남겨 그 후 연금술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환경 탓에 쾌활하고 외향적인 성격이었던 전작 주인공 ‘라이자’와는 달리, 주인공 유미아는 시작부터 소심한 모습이 비춰진다. 유미아는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줬음에도 연금술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무시와 감시를 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죽을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유미아는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달고 살며, 타인이 뭐라고 해도 선뜻 반박하지 못한다. 시리즈 첫 20대 주인공치고는 다소 어리숙한 모습이다.
▲ 초반에는 소심한 모습이 주로 비춰지는 주인공 '유미아' (사진: 게임메카 촬영)
그러나 유미아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세계관에 맞서는 용기 있는 모습이 점차 부각되기 시작한다. 연금술이 많은 박해를 받고 있음에도 연금술을 활용해 사람들을 도우려 하는 한편, 주변 인물들이 가진 연금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깨부수려 노력한다. 때로는 연금술이 옳은지 나쁜지에 대한 고뇌에 빠지기도 하지만, ‘연금술은 잘못된 것이 아니며, 이를 활용해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러한 성장 과정이 게임에 대한 몰입감을 더하며, 동시에 캐릭터 매력도 끌어올린다.
▲ 시간이 지날수록 성숙한 모습이 부각되기 시작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키워드는 개척, 방대한 맵와 연금술의 시너지 효과
제작진이 이번 작품의 키워드를 ‘개척’이라고 밝힌 만큼,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을 때 가장 눈에 띈 부분은 한층 방대해진 맵이었다. 여기서 방대해졌다는 건 단순히 맵 크기가 커졌다는 것이 아니라, 구현된 곳이라면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는 높은 자유도를 말한다. 예를 들어 나무나 절벽 위를 기어 올라 목표까지 빠르게 도달하기도 하고, 신전 기둥 위에 숨겨진 아이템을 발견하는 등 눈에 보이는 대부분의 장소는 큰 제약 없이 탐험할 수 있다. 아울러 낙하 시 체력 대신 에너지가 소모될 뿐 아니라, 3단 점프나 오토바이 등 플레이어가 넓은 필드를 편하게 여행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동 수단도 제공한다.
▲ 눈에 보이는 모든 지역을 자유롭게 탐험할 수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3단 점프, 오토바이 등을 활용하면 쾌적하게 탐험이 가능하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러한 탐색 환경은 핵심 콘텐츠인 연금술과도 직결된다. 연금술 레시피는 이전처럼 스킬을 찍어 개방하는 것이 아닌, 아틀러스 코어라 불리는 특정 재료를 발견해 해금하는 방식이다. 즉, 많은 장소를 탐색할수록 만들 수 있는 아이템 개수도 늘어나는 셈이다.
▲ 아틀러스 코어를 통해 레시피를 해금하고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모은 재료를 활용해 아이템을 제작하는 방식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만 탐색 가능한 지역이 다소 넓어졌다 보니, 오로지 재료를 모으기 위해 필드를 돌아다니면 지루해지는 구간이 필연적으로 생긴다. 때문에기자 역시 처음에는 ‘어느 세월에 재료 모아서 레시피 얻지?’라는 걱정이 앞섰다.
제작진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맵 곳곳에 숨겨진 탐색 요소를 마련하여 지루함을 덜어냈다. 발견시 스킬 포인트를 지급하는 인핸스 프리즘부터 레시피 강화에 필요한 잔향입자를 얻을 수 있는 마나 간헐천, 희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보물고와 유적 등 수많은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다. 아울러 필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2~3분에 한 개씩 발견될 정도로 배치 밀도도 높다.
이로 인해 탐색에서의 지루함은 거의 없다시피 하며, 실제로 기자는 메인 퀘스트를 끝낸 후 3시간동안 맵 탐색만 다닐 정도였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료 수급도 이루어지기에, 플레이를 하면서 재료가 모자란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 마나 간헐천, 보물고 등 수많은 요소가 숨겨져 있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월드 맵을 촘촘히 채울 정도로 높은 밀도를 자랑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폭탄마 이미지는 그만! 단조로움 탈피한 아이템 액션
아틀리에 시리즈의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연금술로 만든 아이템을 기용한 전투다. 유미아의 아틀리에의 전투는 이전과 많은 부분이 달라졌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새로워진 아이템이다. 프람, 레헤른, 루프트 등 전작 아이템이 다시 등장하지만, 이를 포함해 폭탄 아이템 대부분이 검, 망치, 표창 등 냉병기로 바뀌었다. 사실 전작 아이템은 속성만 다를 뿐 액션은 대부분 비슷해 밋밋한 느낌이 들었는데, 무기군이 다양해진 만큼 액션도 베기, 내려치기 등 한층 다채로워졌다.
여기에 전작의 ‘오더’를 대체하는 연계기 ‘프렌드 액션’, 특수기 ‘저스트 카운터’로 손맛도 챙겼다. 프렌드 액션은 적의 방어도를 무너뜨린 뒤 약점 속성 아이템을 사용하면 발동하는 연계기로, 아이템 사용 횟수를 모두 소모해 파티원과 함께 강력한 일격을 날린다. 저스트 카운터는 적 공격을 타이밍에 맞춰 회피한 뒤 파티원과 교대하면 발동하는 특수기로, 마찬가지로 적에게 높은 대미지를 주는 공방일체 스킬이다. 각 기술은 짧은 순간에 많은 대미지를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발동 시 컷씬 연출이 등장해 보는 맛도 상당하다.
▲ 아이템 액션은 새로운 모션으로 한층 다채로워졌으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저스트 카운터와 프렌드 액션 등이 손맛과 보는 맛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아울러 실시간과 턴제가 섞여 있던 전투 시스템은 이번 작품으로 넘어오며 완전한 실시간 전투로 변화했다. 통상 공격이 사라지고 스킬 및 아이템 사용에 필요한 AP가 자동 회복으로 바뀌는 등 많은 부분이 바뀌었지만,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차이점은 캐릭터 이동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언뜻 보기에는 큰 의미가 없는 변화지만, 캐릭터가 움직일 수 있게 됨에 따라 적들의 공격 패턴도 투사체와 장판 공격 등 한층 다양해졌다. 그만큼 플레이어에게는 방어를 할지 회피를 할지 매 순간 빠른 판단이 요구되며, 그러한 점이 전작에서는 느끼지 못한 박진감과 손맛을 선사한다.
▲ 특정 보스는 장판과 투사체가 쉴 새 없이 날아온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작과는 또다른 매력, 새로운 3부작 출발선 됐으면
종합적으로 탐색과 전투 등 전반적인 경험은 충분히 만족스러웠지만, 너무 느린 컷씬 전개 속도는 단점이었다. 이에 더해 플레이타임을 늘리려는 듯한 불필요한 컷씬이 종종 보였으며, 이로 인해 몰입도가 높아야 할 메인 퀘스트는 흥미가 다소 떨어졌다. 아울러 전투 시 시점을 돌릴 수 없어, 주변 상황과 일부 적 패턴은 파악이 어렵다는 점 역시 아쉬운 점이었다.
그럼에도 유미아의 아틀리에는 전작과는 다른 매력으로 가득한 작품이었다. 개척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탐색 시스템은 특별히 퀘스트를 수행하지 않아도 각종 숨겨진 요소 덕분에 지루할 틈이 없으며, 새로운 주인공 유미아가 점차 성장하는 과정은 서사는 물론 캐릭터 매력에 깊이를 더한다. 플레이를 마친 뒤에는 이후 내용을 아직 볼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울 정도였다.
물론 기자 역시 본편 분량을 모두 플레이한 것은 아니기에 향후 스토리가 어떻게 흘러갈지, 후속작 가능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 다만 만약 유미아의 아틀리에를 시작으로 새로운 3부작이 이어진다면, 라이자의 아틀리에 못지 않은 작품으로 팬들에게 기억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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