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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식간에 40시간 날려버린 타임머신, HOMM: 올든 에라
 
2026년 05월 08일 () 조회수 : 17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올든 에라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올든 에라 시작 화면 (사진: 게임메카 촬영)

'3대 타임머신'으로 불리는 게임이 있다. 문명, 풋볼 매니저, 그리고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다. 이에 대한 소문은 기자가 고등학생일 때부터 들어왔는데, 전교 1등을 꼴찌로, 성실한 회사원을 백수로, 대학생을 고학생으로 바꿀 위력이 있다는 거짓말 같은 말들이었다. 세 게임 중 실제로 손을 댄 것은 '문명 5'뿐이었다. 그마저도 일반 모드 단 한 판의 엔딩을 봤을 때 플레이타임 100시간이 찍힌 것을 보고 기겁해서 삭제했지만.

그러던 어느 날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올든 에라(Heroes of Might and Magic: Olden Era, 이하 올든 에라)'의 소식이 들렸을 때 관심이 생겼다. 신작이기도 하고, 게임 기자인 만큼 유명한 시리즈를 한번 플레이해 볼 필요를 느꼈다. 그렇게 노동자의 날을 포함한 연휴에 게임을 잠시 플레이했는데, 이내 참혹한 결과와 마주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귀한 연휴가 모두 사라졌고, 플레이타임이 40시간이 찍혀 있었기 때문이다.

▲ 올든 에라 출시 영상 (영상출처: 유비소프트 공식 유튜브 채널)

캠페인, 매력적인 배경과 이야기

올든 에라의 시대적 배경은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1~3편의 무대이기도 했던 '엔로스 행성'이다. 특히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3편보다 수백 년 과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이에 따라 익숙한 인물들도 만나볼 수 있다. 등장하는 종족은 템플, 실반, 네크로폴리스, 던전, 하이브, 스키즘이 있다.

템플은 인간족 성기사가 주류이며, 그로브는 숲 종족, 네크로폴리스는 사령술사, 던전은 여러 동맹의 집합이다. 하이브와 스키즘은 신규 진영으로, 하이브는 불타는 곤충, 스키즘은 외계 생물이 연상된다. 개인적으로는 던전의 유닛들이 상당히 묵직한 감각을 전했고, 사령술사는 특히 1티어 해골 병사들이 압도적인 물량으로 밀려들거나 반대로 쓸려 나가는 감각을 전해 매력적이었다.

캠페인, 군나르의 일대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캠페인, 군나르의 일대기 (사진: 게임메카 촬영)

다양한 종족들이인상적
▲ 다양한 종족들이 인상적 (사진: 게임메카 촬영)

주로 플레이했던 것은 게임을 익히기 좋은 캠페인이었다. 일반적으로 전략게임에서 캠페인이 있다면 무조건 플레이하는 편인데, 게임이 강조하는 특성을 확인하기 좋기 때문이다. 올든 에라는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였던 만큼, 1장만 구현됐다. 플레이어는 미노타우로스 영웅 '군나르'가 되어 삼두정의 지시에 따라 불이 꺼지지 않는 이상 현상을 조사하게 된다.

캠페인은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을 전했다. 난도는 전략게임에 걸맞게 낮지 않아 보통 난이도에서도 쉽게 허덕였지만, 클리어했을 때의 만족감은 상당했다. HOMM 시리즈 입문자에게 특히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는지를 재미있게 알려주는 점이 강점이다. 전반적인 시놉시스도 재미를 더하는데, 갑작스럽게 등장한 미지의 세력으로 흥미를 돋우고, 클리어가 어려운 미션을 마지막에 등장시키며 그 강력함을 선보였다. '영광의 파수병'과 같은 특수 유닛도 등장해 플레이의 가치가 있다.

▲ 캠페인, 게임의 기초를 익히기 좋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겨낼 수 없는 전투까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이겨낼 수 없는 전투까지 (사진: 게임메카 촬영)

쉬운 입문, 어려운 마스터

올든 에라는 전형적인 쉬운 입문, 어려운 마스터의 전략게임 구조를 지녔다. 전투 자체는 입문이 어렵지 않다. 전투는 그리드 맵 위에서 유닛을 배치하고, 턴마다 하나의 유닛을 조작하는 턴제로 구현됐다. 또 이동과 공격을 동시에 수행하는 방식으로, 초기에는 클릭을 실수하거나 움직임만 지시해 공격을 하지 않는 등 적응이 필요했다.

각 유닛은 병력으로 구성됐고, 병력이 많을수록 더 강력한 공격력을 지닌다. 또 적에게 근접 거리에서 공격당하면 최소 1회 반격을 시도한다. 원거리 공격수는 모든 거리의 적을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는 대신, 거리에 따라 피해량이 줄어든다. 각 종족 역시 밸런스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서로 다른 특징을 내세웠다. 예를 들어 던전의 유닛은 전술적으로 다채롭지는 않지만, 하나하나의 기본 전투력이 상당했다. 네크로맨서 진영은 각 유닛의 전투력이 낮은 대신 쉽게 수를 불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다만 그만큼 활용이 어렵고, 초기 유닛이 많이 약해 여타 종족대비 난도가 높게 느껴졌다.

▲ 그리드 위에서 펼쳐지는 전투 (사진: 게임메카 촬영)

마법 등 전투의 복잡도는 높다(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법 등 전투의 복잡도는 높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전투 자체의 규칙은 단순했지만, 연계되는 수많은 시스템과 '영웅'이 복잡성을 크게 높였다. 특히 영웅은 HOMM 시리즈의 핵심으로, 올든 에라에서는 영웅이 유닛과 공유하는 게이지(집중)를 소모해 일반 공격을 가할 수 있고, 마나를 소모해 마법도 사용할 수 있다. 마법 역시 그 개수가 많아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하고, 영웅이 장착하는 아티팩트와 레벨업으로 배우는 스킬, 진영의 법률 등이 유닛에 적용되며 예상을 벗어난 전투 양상이 펼쳐지기도 한다.

물론 이런 모든 것을 고려하는 것은 상위 플레이어의 몫이다. 본 기자처럼 처음 입문하는 유저라면, 많은 요소를 단순화해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로 직접 공격 마법을 사용하거나, AI의 허점을 노려 최대한 길게 게임을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또 한 영웅당 직접 운용하는 병력 편제가 최대 7개고, 사기가 떨어지는 문제로 여러 종의 분대를 운용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어 처음부터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

다만 초심자였기에 게임에서 잘 설명해 주지 않는 요소나 부족한 UI에는 다소 불만이었다. 전투에서 적 유닛 공격 시 방향 설정이 다소 불편했고, 도시에서 지은 건물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캠페인 후반부에 알았다. 건물이 마치 배경처럼 보여 애초에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티팩트가 업그레이드 가능하다는 사실은 캠페인이 끝나고서야 알았다. 이외에도 분명 놓치고 몰랐던 기능들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 캠페인과 튜토리얼로 차근차근 배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뒤에 건물, 배경이 아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도시, 뒤에 건물은 배경이 아니었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영웅 레벨 업, 성장도 중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영웅 레벨 업, 성장도 중요 (사진: 게임메카 촬영)

여전한 시간 순삭 턴제 메커니즘

올든 에라를 플레이하며 왜 대표 타임머신 시리즈인지를 충분히 경험했다. 고작 캠페인 1장을 마무리했을 때 플레이타임이 35시간이었다. 큰 이유는 맵을 돌아다니는 탐색과 턴제의 어우러짐, 그리고 영웅 중심의 전투 운용이었다. 우선 병력 생산은 매주 1회, 도시에서 가능하며, 한 턴은 하루다. 즉 7턴을 기다려야 충원된 병력을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문제는 게임의 병력을 직접 운용하는 것은 '영웅'이라는 점이다. 게임의 영웅은 턴마다 제한된 이동 거리를 지녔고, 병력과 함께 지역을 돌아다니며 자원을 모은다. 수은, 붉은 광석, 보석 등등 도시를 확장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맵에 흩뿌려진 자원을 찾고, 자원 생산지도 내 땅으로 만들어야 한다. 생산지가 공격당하면 뺏기기에 일부 병력을 주둔시켜 방해할 필요도 있다.

▲ 탐험으로 레벨을 올리고 자원을 모은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던전의 도시, 유닛 수급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던전의 도시, 유닛 수급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와 더불어 영웅 자체의 성장도 중요하기 때문에 레벨업을 위해 적들을 꾸준하게 사냥해야 한다. 한 턴에 수많은 행동이 요구되며, 영웅 하나가 늘어날 때마다 곱절로 일이 늘어난다. 그런 와중에 병력은 도시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전투를 반복해 병력이 소진되면 도시로 돌아가기도 한다. 전반적으로 많은 턴이 소모될 수밖에 없는 게임 구조를 띠고 있다.

물론 그만큼 게임은 깊은 몰입을 가져온다. 오랜 시간 동안 성장시킨 영웅은 마치 RPG의 감각을 전하며, 다수의 병력을 모아 상대와 부딪히는 과정에서 전술의 쾌감도 느낄 수 있다. 패배하더라도 전략을 수정하거나, '그때 이렇게 했다면 더 좋았을까?'와 같은 후회와 함께 다른 방향을 고심하는 것 역시 재미의 일부다.

'오래 걸리는 턴제 전략게임'의 맛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오래 걸리는 턴제 전략게임'의 맛 (사진: 게임메카 촬영)

유닛 업그레이드로 전략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유닛 업그레이드로 전략도 더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클래식과 캠페인 외 다양한 모드

캠페인과 일반 클래식 모드 외에도 올든 에라에는 여러 콘텐츠가 구현됐다. 특히 투기장은 드래프트 방식으로 빠르게 영웅, 장비, 부대를 선택하고 상대와 대결하는 콘텐츠로 자주 플레이했다. 초기에는 유닛별 장단점, 상성을 전혀 알지 못해 쉽게 패배했지만, 점점 익숙해지며 승리 횟수가 늘어났고 재미도 느낄 수 있었다.

단일 영웅 모드는 여러 영웅을 제어할 수 있는 일반적인 클래식 모드와 달리 하나의 영웅만 육성할 수 있는 빠른 콘텐츠다. 만약 시간이 부족하고 여러 변수에 취약한 유저라면 하나의 영웅과 그 영웅에 걸맞은 병력을 운영하는 단일 영웅 모드를 추천한다. 이외에도 게임의 세계관을 설명하되 캠페인과는 구분되는 짧은 스토리 맵인 '시나리오'도 제공된다.

▲ 드래프트 방식의 '투기장' (사진: 게임메카 촬영)

▲ 마법으로 적 처치하는 도전 (사진: 게임메카 촬영)

이외에도 특히 고급 튜토리얼 개념의 콘텐츠가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구현됐고, 각각의 미션이 흥미롭게 설계됐다. 예를 들어 '마법만 사용해 적 처치' 미션에서는 장비 파괴, 마법 강화, 장비 강화 등을 익혀야만 클리어가 가능해 게임의 규칙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도전'이라는 콘텐츠 명칭이다. 일반적으로 도전은 상위 고난도 콘텐츠를 의미하는 만큼 혼동을 줄 가능성이 높아 '고급 튜토리얼' 정도로 명칭을 바꿀 필요가 있다.

올든 에라는 시리즈에 걸맞은 높은 몰입과 장시간의 재미를 전했다. 비록 앞서 해보기 단계인 만큼 콘텐츠가 부족하거나, UI와 UX가 미흡한 점이 눈에 띈다. 하지만 그럼에도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시리즈의 부활을 이야기하기에는 모자람이 없으며, 추후 패치를 통해 미흡한 점을 개선한다면 더 좋은 타이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상적이었던 고양이 천국 시나리오 (사진: 게임메카 촬영)
▲ 인상적이었던 고양이 천국 시나리오 (사진: 게임메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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