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자 공성전 내부서 벌어진 '어뷰징' 의심 장면 (사진출처: '톡톡업' 유튜브 영상 갈무리)
엔씨소프트 MMORPG '리니지M'에 공성전과 관련된 '어뷰징(온라인게임에서 버그나 승부조작 등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행위)'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여기에 운영진의 미온적 대처가 발표되면서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지난 7일 리니지M에서 21회 아덴 마스터 공성전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한 인터넷 방송인의 중계 방송이 화제를 모았다. 당시 주된 전장이 아니었던 아덴 내성에 다수의 유저들이 텔레포트를 했고, 이들을 모두 수성측이 처치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로 보이지 않아, 다수 유저들은 이를 '아덴 훈장'을 더 많이 획득하기 위한 어뷰징 행위로 봤다.
리니지M 공성전은 수성과 공성으로 나뉜다. 수성측은 들어오는 적들을 방어해야 하고, 공성측은 외곽 성문을 부수고 내성 문을 깬 뒤 수호탑을 차지해야 한다. 아덴성에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는데, 바로 '전쟁세금'이다. 유저 거래소 거래량에 따라 총 상한이 정해진 다이아로, 공성전에서 상대편을 죽였을 때 얻는 '아덴 훈장' 점수에 따라 배분된다. 이 점수는 공성전 도중 '내성'에서 유저를 처치했을 때만 획득된다.
▲ 아덴 성 구조, 빛나는 부분이 '내성'이다 (사진출처: 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
해당 사건이 일어난 21회 공성전에서는 수성측이 큰 우세를 점했다. 초기에는 텔레포트를 활용해 잠시 내성에 돌입한 유저들도 있었지만, 이내 외곽성문까지 밀려나 진입이 어려워졌다. 때문에 본래는 아덴 훈장 점수가 일정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계 화면에는 아덴 내성으로 매스 텔레포트가 발동됐고, 대규모 인원이 처치되는 장면이 포착됐다. 진입한 인원이 수호탑이나 수성측을 공격하지 않고 사망한 만큼,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행위였다.
과거 공성전에서도 비정상적으로 많은 아덴 훈장을 보유한 유저들이 있어, 조직적인 어뷰징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나왔다. 다만 전까지는 영상 증거가 없었고, 또 내성문이 파괴된 상황이었던 만큼 광역기 실수로 아군을 공격했거나, 진입한 유저를 처치해 얻은 점수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다.
▲ 전쟁 세금 설명 자료 (자료출처: 리니지M 공식 홈페이지)
다만 21회 공성전의 경우 내성문이 파괴되지 않아 진입을 위해서는 텔레포트가 필수였다. 이에 수성측에서 아군을 텔레포트로 불러와 처치하고 훈장을 획득해 전쟁 세금 보상 비율을 높인 것으로 보는 유저들이 많았다. 고의로 아군을 공격해 아덴 훈장을 추가로 얻은 부분은 설계상 헛점을 노린 것인 만큼 '어뷰징'으로 판단할 여지가 있다. 실제 엔씨소프트 운영정책에 의하면 '고의로 승부를 조작하는 일련의 행위', '비정상적 게임 시스템 설계상 제한을 회피하여 이익을 취하는 행위' 등은 어뷰징으로 규정된다.
여론이 험악해지자 개발진은 지난 15일 진행된 리니지M 생방송에서 이에 해명했다. 리니지M 조재경 DD는 "전쟁세금은 비율로 지급하는 만큼 다이아가 복사되거나 추가 생산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해당 플레이 패턴에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는데, 누구나 최소 한 번은 실수로 아군을 공격한 경험이 있을 것이며, 전략 중 하나로 여겨지는 '성주 교체 트릭'도 제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또한 "시일이 걸릴 것 같으나 다른 사항보다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으며, 처음부터 설계를 잘 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라고 덧붙였다. 즉 엔씨소프트는 해당 행위를 즉각 '어뷰징'으로 판단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해당 방송 이후 사안을 공론화한 인터넷 방송인 중 한 명은 공정거래위원회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그는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취임일에 맞춰 '슈퍼계정 조사민원 방치'와 '어뷰징' 문제를 공론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리니지M 생방송을 진행 중인 조재경 DD (사진출처: 리니지M 공식 영상 갈무리)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