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정남]은 매주 이색적인 테마를 선정하고, 이에 맞는 게임이나 캐릭터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최근 예상치 못한 돌풍을 일으킨 RPG '클레르 옵스퀴르: 33 원정대'는 예정된 죽음에 맞서는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페인트리스라는 존재가 매년 한 번씩 거석 위에 숫자를 적는데, 이 숫자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1년 후 모두 저주를 받아 사라진다. 이번 숫자는 33이므로, 33세 이상의 이들은 1년 뒤 죽음을 맞이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 33세를 중심으로 한 수많은 인물들이 원정대를 꾸려 페인트리스를 없애려는 여정을 시작한다. 여기엔 구스타브, 루네, 마엘, 시엘, 모노코, 베르소 등 다양한 개성과 능력을 지닌 멤버들이 포진해 있다.
만약 이 저주가 게임계 전체로 퍼진다면? 아마도 수많은 33세 캐릭터들이 원정대를 결성할 것이다. 동서고금의 33살 게임 캐릭터들을 조합하면 수많은 파티가 존재하겠지만, 본 기자가 페인트리스에게 푹 빠진 터라 오늘은 가장 약한 팀을 꾸려 보고 싶다. 페인트리스를 쓰러뜨리기는커녕, 모험 첫날에 전멸할 것 같은 그런 원정대 말이다. 그렇게 선정된 최약체 33 원정대 멤버들을 소개한다.
TOP 5. 대역전재판-벤자민 도빈보
원정대에 과학자가 한 명 정도 있으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각종 과학기술로 첨단 장비를 만들어 적을 물리치기도 하고, 주변을 탐색하거나, 이동 수단을 마련하는 등 활용도가 높다. 여기, 대역전재판 시리즈에서 넘어온 33세 영국 과학자, 벤자민 도빈보 씨를 소개한다. 무려 런던에서 열린 만국 박람회에 자신의 결과물을 선보인 바 있는, 명망 높은 천재 과학자이시다.
이 분의 발명품은 무려 순간이동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초 전기식 순간이동장치'로,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사람이나 물체를 옮긴다고 가정할 때 A지점의 대상을 전기로 분해한 후 B지점에서 재조합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이용하면 단숨에 페인트리스 앞까지 갈 수 있으니, 얼마나 파티에 도움이 많이 되겠는가. 하나의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실험이 아직 절반까지만 성공했다는 것. 그러니까, A지점의 사람을 전기로 분해해 사라지게 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B지점에서 이를 재조합하는 부분은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한 것 같지만, 이 정도는 사소한 일 아니겠는가!
▲ 일단 분해는 됐으니 절반의 성공입니다? (사진출처: CapcomChannel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TOP 4. 서풍의 광시곡-시라노 번스타인
원정대에서 물리공격을 담당할 검사는 필수다. 여기서 창세기전 외전-서풍의 광시곡의 주인공 시라노 번스타인이 등장한다. 시라노는 이견이 분분하긴 하지만, 창세기전 세계관을 통틀어 최고의 검사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실력은 동서고금 최고의 검사인 흑태자에 거의 도달했다고 보이며, 마법 재능까지도 뛰어나다. 여기에 학문적인 소양까지 높으니, 그야말로 최고의 먼치킨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다만, 33세라는 나이가 주어진다면 사정이 좀 다르다. 시라노는 18세의 어린 나이에 누명을 쓰고 인페르노 감옥에 유폐된다. 그때까지는 딱히 검술을 제대로 익히지도 않았고, 체격도 왜소하다고 표현될 정도로 학문에만 집중해 왔다. 어찌저찌 데이모스의 암흑혈을 전수받았지만 몸이 좋아진 것 외엔 큰 변화가 없었다. 그가 강해진 것은 로베르토 데 메디치를 따라 인페르노를 탈옥하고 여차저차 폭풍도로 향해 이올린 팬드래건에게 검술을 배운 후 아수라를 손에 넣은 34세 무렵이다. 그러니까, 33세의 시라노는 그저 암흑혈로 활력을 얻었을 뿐인 탈주 죄수일 뿐이었던 것. 1년 간 가르침을 받는다면 페인트리스건 뭐건 한 방에 날려버렸겠지만, 그 전에 먼지가 되어 사라지겠지. 대충 반 년 속성 가르침만으로는 안 될까?
▲ 검술의 오의를 전수받기 전 시라노는... 그냥 활력 있는 30대 청년일 뿐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3. 사이렌 2-미카미 슈
험난한 원정대의 여정에 있어, 가지 않은 길의 위험을 미리 탐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유용한 스킬이 바로 사이렌 시리즈에 나오는 '환시'다. 영어로는 사이트재킹(Sightjacking)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멀리 떨어진 타인의 시선을 훔쳐보는 것으로, 보통은 좀비와 같은 시체인간 '시인'들의 시선을 봐 가며 그들의 위치와 방향을 파악한 후 안전하게 이동하는 것에 주로 쓰인다. 원정대에서 이 기술을 쓴다면, 멀리 떨어진 적들의 시선을 볼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할 것이다.
이 환시를 사용하는 33세 소설가인 미카미 슈가 원정대에 합류하면 어떨까? 일단 본인부터가 베스트셀러 작가인지라 지략 면에서는 기대할 만 하며, 환시 스킬의 경우 사람 뿐 아니라 개의 눈까지도 빌릴 수 있기에 활용도가 높다. 아주 사소한 문제라면 거의 맹인 수준으로 심각한 근시인지라 환시가 없으면 제대로 이동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무기도 구두 주걱 정도밖에 휘두르지 못한다는 것 정도?
▲ 눈이 잘 안 보이는 건 사소한 문제 아닌가! (사진출처: Forbidden Siren Wiki)
TOP 2. GTA 5-데브라&플로이드
커플로 참전하는 이들도 필요할 것 같으니, GTA 5의 데브라-플로이드 커플을 소환해 보자. 사랑의 힘은 원래 위대한 법이니, 사랑하는 연인의 소멸을 막기 위해 전력을 다하는 것은 물론 중간중간에 감동적인 장면도 다수 연출할 것 같지 않은가? 33세 데브라와 32세 플로이드라면 여기에 딱 어울리는 이들일 것이다. 데브라는 플로이드에게 고급 콘도 뿐 아니라 고소득 항만 일자리까지 잡아줬고, 플로이드는 그런 데브라에게 맞춰 주며 잘 살아가고 있으니 천생연분이 아닐 수 없다.
무력도 나름 괜찮다. 데브라는 '밥'이라는 인물에게 권총 쏘는 법도 배웠으며, 플로이드는 크레인 조종도 가능하다. 물론 저 원정대 주변에 총기나 중장비가 있으리라는 가정이 필요하겠지만, 어쨌든 둘 다 최소 일반인 이상 가는 무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데브라에게 권총 쏘는 법을 알려준 '밥'이 누구인지가 판도라의 상자처럼 남아 있긴 하지만, 어쨌든 원정대에 트레버만 없다면 그들 사이는 나름 괜찮게 이어지지 않았을까? 뭐,
▲ 잘 어울리는 커플이니 시너지 파워도 대단할 것이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
TOP 1. 용과 같이 3-도지마 다이고
너무 모범적인 시민들만 있으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원정대를 이끌기 위해서는 때로는 법이나 상식, 규범이나 도덕과 동떨어진 일을 해야 할 때도 있으며, 각기 다른 배경과 사연을 지닌 이들을 한 곳에 모을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는 어둠에 속한 이들이 필요한데, 동성회 회장, 도지마 다이고야말로 여기에 딱 맞는 인재가 아닐 수 없다. 무력, 카리스마, 리더십... 뭐 하나 빠지는 데가 없다. 때마침 33세 모습도 게임에 등장한다. 용과 같이 3 시기다.
아주 사소한 단점이 있다면, 게임 시작 지점부터 총에 맞아 리타이어 한다는 것 정도다. 최종보스전 직전까지 혼수상태를 오가며 병원 신세니, 딱히 활약할 여지가 거의 없다. 뭐, 마지막의 마지막엔 정신을 차려 환자임에도 불구하고 병실을 습격한 일당들을 총으로 쏴 처리하긴 하지만, 그 훨씬 전에 이 원정대의 모험은 끝나버릴 것 같다. 그래도 도지마 정도면 누워만 있어도 원정대에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지 않을까? 아님 말고.
▲ 일단 33세 도지마는 총에 맞고 혼수상태에 빠지며 시작한다 (사진: 게임메카 촬영)Copyright ⓒ 게임메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